박지혜 작가 <해킹! 플레이! 메이킹!: 사물 해킹 워크숍>

8. 3. (토) 14:00 ~ 17:00

박지혜 작가의 <해킹! 플레이! 메이킹!>워크숍은 우리가 버린 사물들을 분해하고, 그 안에서 찾아낸 부속품들로 나만의 취향이 담긴 조형물을 만드는 활동을 진행하는 사물 해킹 워크숍이다.

우리는 스마트폰, 태블릿PC, 컴퓨터, TV, 전광판 등 다양한 스크린을 통해서 이야기를 접한다. 그리고 그 스크린들은 물리적으로 점점 얇아져 다양한 장소 곳곳에 우리 생활에 깊숙이 들어오고 있다. 이번 박지혜 작가의 사물 해킹 워크숍에서는 20세기 사용했던 뚱뚱한 브라운관 TV를 소개하고, 과거에는 어떻게 영상을 만들었는지 학습해보는 시간이었다. 그리고 뚱뚱한 브라운관 TV 속에는 어떤 부품들이 있는지 상상하여 이야기하고, 모니터 너머에는 어떤 것들이 있을지 상상해보는 시간을 가졌다. 이어서 여러 가지 폐전자부품들을 분해하고, 재조립하여 나만의 이야기가 담긴 텔레비전 만들어 보는 시간을 가졌다.


우리에게는 너무나 익숙한 스크린 기계들, 과거에는 어떻게 움직이는 이미지를 만들었을까?

우리에게는 너무나 익숙한 스크린 기계들, 과거에는 어떻게 움직이는 이미지를 만들었을까?

1834년, 영국의 수학자 윌리엄 조지 호너는 잔상효과를 이용한 '조트로프(zoetrope)'를 발명하였다. 이는 빠르게 돌아가는 굴레 안에 있는 이미지들이 겹쳐지면서, 움직이는 영상으로 보이는 효과를 응용한 발명품이었다.

이후, 1889년 ~1892년에는 토머스 에디슨과 위리암 케네디 로리 딕슨은 필름을 회전시켜 영상을 볼 수 있는 장치인 '키네토스코프(kinetoscope)'를 만들었다. 하지만 이 장치는 작은 구멍으로 들여다볼 수 있기 때문에 1인만 시청이 가능했다. 2년 뒤인, 1894년에는 뤼미에르 형제에 의해 최초의 스크린 위에 영사되는 움직이는 영상이 상영되었다. 이 영상은 기차가 달려오는 장면이었는데, 당시 사람들은 정말로 기차가 극장 안으로 들어오는 착각에 모두 밖으로 도망 갔다고 한다.

브라운관 텔레비전

우리 부모님들이 어린 시절, 즐거움을 주었던 TV는 지금과는 다르게 생겼었다. 아주 얇아지고, 가벼워지고, 심지어 전선도 없어져서 어디든 들고 다닐 수 있는 지금의 스크린 기계들과는 달리, 아주 뚱뚱하고 무겁고, 꼭 전선과 안테나가 있어야 영상을 볼 수 있었다. 이렇게 뚱뚱한 텔레비전 안에는 어떤 것들이 들어있었을까? 그리고 20세기에 우리 부모님들은 텔레비전에서 어떤 것들을 보며 울고, 웃고, 즐거워했을까?

"텔레비전에 내가 나왔으면 정말 좋겠네! 정말 좋겠네~"

텔레비전에 나왔으면 좋겠는 자신의 이야기를 활동지에 적어보고, 옆자리 친구와 이야기 나눠보는 시간을 가졌다. 오늘 미술관에 오는 길에서부터, 지난주에 가족들과 다녀왔던 워터파크, 가고 싶은 여행지, 직접 보고 싶은 항공모함까지 다양한 이야기가 오고 갔다.

우리 함께 뜯어보자!

자신의 이야기를 구체화시킨 후에는 드디어 나만의 TV를 만들기 위한 시간이 이어졌다. 먼저 기계 속 부품들을 직접 만져보고, 분해해 보았다. 이 과정에서 각각 부품들은 어떤 역할을 하는지 이해해보는 시간을 가졌다. 이 과정을 통해 기계(미디어)를 이해하고, 나의 이야기의 일부분으로 부품들을 활용할 수 있었다.

나만의 텔레비전으로 다시 조립하기!

분해한 부품들은 다시 나만의 TV 안에 들어온다. 물감을 이용해 색을 침하기도 하고, 클레이를 이용해 TV 안에 들어갈 조형물을 만들어보기도 한다. 내가 보여주고 싶고, 들려주고 싶은 이야기가 하나의 장면처럼 나무 TV 안으로 들어가 자리 잡는다.

우리는 사물 해킹 워크숍을 통해 일상 속에서 함께하고 있는 텔레비전의 존재와 역사를 잠시 들여다보았다. 그리고 해킹과 메이킹 활동을 통해 이를 분해하고 이해함으로써 텔레비전을 재해석해보는 시간을 가질 수 있었다. 그리고 '자신의 일상을 이야기하고 다른 사람들과 생각을 공유하는 텔레비전' 만들기를 통해 즉 미디어가 가지는 의미와 그 안에서 이루어지는 소통을 이해하는 시간이었다.

박지혜(미디어아티스트, N15 메이커콘텐츠팀 매니저)

대학에서 인터랙션 디자인을 전공하고 상호작용이 가능한 미디어 설치물에 매력을 느껴 미디어 아티스트 및 메이커로 활동하며 예술과 기술이 결합하여 만들어지는 결과물에 큰 감명을 받았다. 이 경험으로부터 얻은 지식과 감동을 바탕으로 학생들에게 기술 매체를 본인의 표현 수단으로써 사용할 수 있다는 것을 알려주는 교육을 기획한다. 단순 제작이나 표현을 넘어 학생 본인 내면에 있는 사고를 확장해 표현하고 건강한 성인으로 성장할 수 있는 밑거름이 되는 경험의 장을 기획하고 실현하고자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