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관택&박지선 작가의 <대화-드로잉: 드로잉 워크숍>

8. 4. (일) 10:00 ~ 12:00

박관택 작가와 박지선 작가의 <대화-드로잉: 드로잉 워크숍>은 들리는 것, 생각하는 것, 그리고 그것을 표현하기 위해 그리는 것의 사이를 넘나드는 소리, 문자, 그림 사이에서 메세지가 만들어지는 과정을 이해해보는 워크숍이다.

소통의 과정에서 자신의 생각을 전달하기 위해 말을 하고, 기록하기 위해 글을 쓰고, 이야기를 표현하기 위해 간단한 그림을 그리는 것은 흔한 방법 중 하나이다. 이번 워크숍은 2가지의 드로잉 과정에서 자신의 생각을 공유하고 다른 친구들과 소통해보며 일상에서 이루어지는 대화의 방식에 대해 생각해보는 시간을 가졌다.

릴레이 드로잉 : 그리고, 쓰고, 그리고, 또 써보자!

릴레이 드로잉은 모든 참여자가 책상에 둥글게 둘러앉아, 참여자별 주어진 긴 종이의 가장 윗부분에 각자 자신의 일상에서의 인상 깊은 사건을 한 줄짜리 짧은 문장으로 적는 것으로 시작된다. 드로잉은 종이가 책상 한 바퀴를 돌아 모든 참여자를 거치는 방식의 릴레이 형식으로 진행된다.

종이를 건네받은 참여자는 문장을 그림으로 표현하고, 최초의 문장이 적힌 부분을 접어 그림만 표시되도록 하여 옆 사람에게 전달한다. 두 번째 참여자는 그림만 보고 의미를 유추하여 글로 표현한다. 마찬가지로 다음 사람에게 전해줄 때는 자신이 본 그림 부분을 접어 문장만 표시되도록 한다. 전체 참여자를 거쳐, 자신에게 돌아온 종이를 받게 되면 참여자는 ‘문장→그림→문장→그림→(...)’의 순서로 적힌 드로잉 기록을 볼 수 있다.

모든 과정이 끝나면 돌돌 말려있는 활동지를 쭉 펼쳐 처음 시작한 친구의 글이 여러 사람의 글과 그림을 거쳐 어떻게 바뀌어나갔는지 함께 살펴본다. 종이를 전달받은 참가자들은 바로 앞장의 글 혹은 그림만을 볼 수 있기 때문에, 횟수가 거듭될수록, 그림과 글에 대한 개인의 해석, 묘사 능력의 차이에 의해, 이야기 구조는 점점 더 첫 페이지의 문장과 서로 다른 간극으로 멀어진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이를 통해 의미 전달의 과정에 있어 글과 그림을 이해하는 개개인의 방식과 소통에 대해 생각해보았다.

블라인드 드로잉 : “타원을 그리고, 그 옆에 곡선을 그려봐!”

이어진 블라인드 드로잉은 두 학생이 팀을 이루어 한 사람은 그림의 형태를 설명하고, 다른 한 사람은 눈을 가린 채 친구가 들려주는 설명만으로 그림을 그리는 방식의 워크숍이다.

설명을 맡은 학생은 눈을 가린 친구가 그림을 잘 완성할 수 있도록 자신이 설명하여 전달해야 하는 그림을 타원, 직선, 네모, 점, 또는 위에서 아래, 오른쪽에서 왼쪽 등의 그리는 과정을 구체적인 표현으로 구사하여 전달해야 했다. 이 과정에서 그림을 그리는 친구의 손에 쥐어진 펜 끝에 소형카메라를 부착하고, 카메라에서 비춰지는 실시간 드로잉을 대형 스크린으로 볼 수 있게 하였다. 이는 미디어를 활용한 공동의 경험이 확대/확산되는 측면에서 유용하게 작용했으며, 조별 과정을 통해 진행되었다.

<대화-드로잉 : 드로잉 워크숍>은 글과 그림이라는 두 매체로 표현하는 것이 어떻게 다르게 읽힐 수 있는지, 그리고 그 관계를 어떻게 활용해 볼 수 있을지에 대해서 이해해보는 시간이었다. 더불어 그 과정에서 다른 사람들과 ‘소통하는 것'을 몸소 느껴볼 수 있었다.

박관택(예술가)

박관택은 감각의 제한과 확장을 일으키는 시각언어 및 형식을 통해 우리 인식에서 소멸해가는 세계의 단면을 드러내고자 한다. 소멸의 대상은 힘의 논리로 도태된 사회적 가치부터 역사라는 시간의 반복적 층위에서 옅어져 가는 기억들을 지칭한다. 이는 설치, 조각, 드로잉, 퍼포먼스를 통해 미학적 체험과 사회적 인식이 혼재되는 풍경으로 연출된다. 국립현대미술관 고양레지던시 입주작가(2019)로 활동, 개인전《버퍼링》(소마미술관, 서울, 2019), 《여백》(인사미술공간, 서울, 2019)을 비롯해 《깜박일수록 선명한》(두산 갤러리, 뉴욕, 2018), 《Voices need Heroes》(널쳐 아트, 뉴욕, 2017), 《Story of a story》(스맥 맬론, 뉴욕, 2015) 등에 참여하였다.

백지선(예술가)

백지선은 사운드, 영상, 설치 등 시각예술의 분야에서 감각에 관한 다른 방식의 경험을 중심으로 활동해왔으며 《언세틀드》(뉴욕 한국 문화원, 뉴욕, 2016), 《어 스토리 오브 어 스토리》(스맥멜론, 뉴욕, 2015), 《더 서브라임 오브 더 문데인》(파이브 마일즈 갤러리, 뉴욕, 2015), 델라웨어 현대 미술관(윌밍턴) 등에서 전시에 참여했다. 또한 아틱 서클 북극 탐험 레지던시(롱이어비엔, 스발바드, 노르웨이)와 루미나리 센터(미조리주, 미국), 와사익 프로젝트에서 입주 작가로 활동한 경력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