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윤 작가의 <거꾸로 자라는 식물과 마법사 모자: 무엇이 자라날까?>

8. 4. (일) 14:00~17:00

본 워크숍에서는 상상을 바탕으로 공동의 창작물을 만들어보는 시간을 가졌다. 참여 학생들은 자신의 키를 웃도는 다양한 선인장 형태의 대형 공기막 조형물을 중심으로 팀원과 함께 세상에 없는 독특한 형태의 식물을 디자인하고, 채색하고, 다양한 재료들을 붙이면서 팀별로 상상의 식물을 입체화해 나갔다.

2차원 평면의 작은 도화지가 아닌, 3차원의 입체로 된 나보다 훨씬 거대한 조형물을 어떻게 표현할지 고민하는 과정에서 참여 학생들은 역할을 나눠, 회의를 통해 각자가 만들고 싶은 식물의 형태를 이야기하고 조율해나갔다. 협업 과정을 통해서 하나의 완성품이 어떻게 만들어지는지 경험해 볼 수 있었다.

상상을 현실로 만들어보기!

이정윤 작가는 현실에서 불가능한 것이라도 예술 안에서는 상상할 수 있음을 작품을 통해 시도한다. 그의 작품은 현실과 동떨어진 모습을 하고 있을 때도 있다. 이를테면 코끼리가 선글라스를 쓰고 구두를 신고 누워있거나, UFO 형태를 한 상상의 자동차가 하늘에 떠다니고, 선인장이 여행을 가는 풍경이 그것이다. 현실에서 실제로 볼 수는 없지만 상상 속 다양한 이미지들을 공기막 설치물을 통해 표현해보는 시도를 이어오고 있다.

“빛나는 선인장이다~!”

수업을 시작하며 이정윤 작가가 진행해온 설치 작품설명과 그 안에 담긴 이야기들을 들은 뒤, 참여자들은 조를 나누어 각자가 담고 싶은 이야기들을 생각하고 이를 스케치한 후 짧은 발표 시간을 가졌다. 이어 디자인 회의를 통해 구성된 팀원들과 의견을 조율하는 과정을 거쳐, 서로의 의견이 반영된 하나의 커다란 식물계획도를 완성해보았다.

색칠하고 그림도 그리고 직접 붙여볼까?

디자인 회의에서는 선인장의 색은 어떻게 할 것인지, 어떤 재료로 꾸밀지, 그리고 어떤 선인장이 되었으면 좋겠는지 등과 같은 이야기가 활발히 이어졌다. 선인장을 구성하는 재료도 다양하게 준비되었다. 채색 도구, 만들기 도구, 장식을 위한 도구, 일상의 물건이지만 재료로 써볼 수 있도록 준비한 물건들 등이 그것이다. 이를 통해 팀마다 각자의 방식으로 만들기가 진행되었고, 물감으로 먼저 색칠을 하거나 구조물을 만들고, 천이나 스티커, 구슬과 같은 재료들을 직접 붙이면서 서로 다른 형태의 선인장을 만들어갔다.

“저희 선인장 이름은~”

마지막으로 각 팀의 작품들을 한곳에 모아두고 모두가 모여 작품을 발표하는 시간이 이어졌다. 팀별 발표를 듣고 작품에 대한 생각을 공유하는 시간을 가졌고, 서로의 창작물을 주의 깊게 바라보고 생각해보는 크리틱의 과정을 자연스레 접하게 되었다. 발표가 마친 뒤, 학생들은 팀별 창작 공간을 정리하며 수업을 마무리했다.


<거꾸로 자라는 식물과 마법사 모자> 워크숍은 팀 작업을 통해 다른 사람들과 협업하는 방법, 의견을 조율하는 방법 등을 몸소 배우고 느끼는 과정에 초점을 두었다. 자연스러운 창작과 협업의 과정이 이어졌고 흥미에 맞는 역할분담이 이루어졌기에, 다른 사람들 앞에서 자신의 작품을 소개하는 과정이 매우 적극적인 분위기 속에 진행되었다. 이러한 수업 분위기를 통해 오픈된 환경에서 작품에 대한 의견을 자유롭게 나누고 체험해보는 시간을 가질 수 있었다.

이정윤(시각 예술가, 설치/드로잉)

설치미술가로 활동하고 있는 이정윤은 학부(이화여자대학교)와 대학원(뉴욕프랫인스티튜트)에서 조각을 전공하고, 국내외 개인전 15회 및 기획초대전 100여 회 등 활발한 작품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일상과 일탈의 경계에서 늘 고민하는 현대인의 자화상을 비추어 내는 ‘구두신은 코끼리’ 공기조형물 작업을 2009년부터 줄곧 이어오고 있으며, 세상을 같은 시선으로 보는 것이 아니라 거꾸로, 혹은 다른 각도로 바라보는 것 자체가 일상에서의 여행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하는 작가의 세계관은 또한 선인장을 통해서도 표현된다. 최근에는 물리적 개념의 영역을 넘어 상상력의 증식까지도 여행의 범주에 포함시키고 있다. 마치 U.F.O.를 타고 낯선 우주 공간을 부유하는 것처럼, 혹은 마법사 모자 속을 여행하는 것처럼 작가가 만든 ‘거꾸로 정원’에서 어린이들이 그들만의 독창적인 상상력과 꿈을 키워갈 수 있기를, 작가는 바란다.